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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뉴스 단독] 죄와 벌, 그리고 분양 사기 피해자들의 눈물
  • 편집국
  • 등록 2019-04-24 05:24:42
  • 수정 2019-04-24 0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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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지사의 공정사회, 그리고 성남 모란시장 분양피해자들


죄는 사기꾼이 짓고, 피해 눈물은 선량한 시민의 몫?

[사람과뉴스 단독/김현섭 기자] 여기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성남시 중원구 모란시장에서 37년간 좌판을 깔고 과일을 팔고 있다. 얼굴과 손은 쭈글쭈글하다. 눈가는 생기마저 사라지는 듯 어둡고 깊다. 그의 나이 85살. 37년전 부터 시장에서 좌판을 벌였으니 그의 나이 48살 장년은 어떠했을까?

그가 운다. 그는 성남시에서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모란시장 현대화 사업 관련 분양사기 피해자로 전락했다. 속칭 분양상가오피스텔 떳다방의 사기와 농락에 가진 전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2330만원을 뜯길 처지에 놓여있다. 그 충격 때문일까? 정신마저 오락가락하는 85살 노인분을 취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모란시장에서 37년간 과일 좌판을 하고 있는 85세의 노인에게 “대출이 되니깐 염려말라”는 말에 속아 계약서를 쓰고 평생 어렵게 모은 2330만원의 계약금을 뜯기게 될 처지에 놓인 강태봉씨.

“그냥 그 돈 포기하고 말 거야. 내 가슴이 너무 답답해... 그 사기꾼들을 어디가서 찾아?”
그러다가는 이내 “내가 어떻게 모은 돈인데, 내가 어떻게 모은 돈인데...”라며 멍한 눈으로 취재 기자를 바라본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85살 노인분은 떳다방 분양사기에 전 재산을 날렸다. 아니다. 그 돈은 신탁회사에 그대로 남아있을 터이니, 돈은 그 곳에 남아있고, 분양사기를 이끌고 수수료만 챙긴 사람만 사라졌다. 사기 분양을 위해 그 할아버지를 달콤한 말로 유혹했던 검은 마음의 분양팀 여자는 더 이상 모란시장에서 볼 수가 없다. 지금 그 분양사에는 여직원 한명과 본부장만 있다. 

강태봉씨의 계약서.

“그 여자가 그랬어. 틀림없이 대출이 되니깐 걱정말라고... 그 말을 믿고 계약을 했지. 그런데 은행에서 대출이 안된대. 내가 나이가 너무 많고, 시장에서 좌판을 한다니간 안된다는 거야... 그러면 중도금을 못내쟎아... 그런데 달아난 그 여자를 찾을 수가 있어야지...”

유난히 찬 바람이 불던 4월 18일 모란시장 좌판 위에 놓인 과일들을 앞에 두고 사진을 찍으면서 기자는 마음이 답답했었다. 분명 죄는 그 떳다방 분양사기팀 여자가 저질렀는데 왜 벌은 억척스럽게 삶을 시장통 좌판으로 지탱해 온 선량한 85살의 노인분이 받아야 하는 걸까?

죄의 주체자인 그 분양사기팀 여자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할아버지의 벌을 대신 받게 해야하는 거이 옳지 않을까? 또한 그 분양사기에 가담했거나 일조를 한 주변인들 역시 그 죄를 벌로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들에게 벌을 주는 주체가 꼭 경찰과 검찰이어야 할까? 내가 지금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정경제와 공정사회, 경기특별사법경찰단에 희망을 품는 이유가 달리 있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할아버지 강씨를 포함한 12명의 피해자들은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고, 이는 성남시 중원경찰서도 인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바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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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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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ng72019-04-27 01:38:17

    요즘 세상에 이런일이.. 이정도 일이라면... 아마 더 크게 논란이 되겠네요.
    더 큰 일 터지기전에 저쪽에서도 인지하고 같이 잘 해결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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