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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우 칼럼 02] 이재정 교육감이 이겨야 할 세 가지
  • 박용우 미래교육국 국장
  • 등록 2019-05-03 17:38:16
  • 수정 2019-05-15 10: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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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고, 완고한 타성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그리고 세계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어야 한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청 교육감의 민선4기 임기 성패는 이 세 가지와의 싸움에 달렸다.

이 교육감의 민선4기 정책목표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 개혁’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경기교육청에 경기미래교육기획단을 구성했고 올해 미래교육국을 신설했다. 교육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획단을 넘어 교육청 조직을 아예 뒤흔들어 바꿈으로써 확고한 교육개혁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이제 남은 임기는 3년 남짓이다.

이 교육감은 5년 전 민선3기 교육감 임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남다른 비전과 목적의식을 보여주었다.

임기 초 한 강연에서 자신과 같이 성공회대 강단에 섰던 고 신영복 교수의 말을 인용해 중단없는 개혁 의지를 보여줬다. 그가 인용한 신 교수의 말은 이렇다. 

“사회변화는 어렵다. 그러나 그 사회를 가치 있게 하는 것은 부단한 변화의 노력이다”
많은 여운을 남기기는 하지만 결과보다 과정에 안주하려는 듯해 살짝 불안하게 들리기도 하는 말이다.

그러나 기우였다. 2014년 진보진영 후보로서 민선3기 교육감에 당선됐을 당시 목표인 교육복지 확대에서는 체감할만한 성과들을 도출해 냈다.

민선 4기에서 그의 교육 목표는 4차 산업혁명으로 바뀌었다. 민선3기 혁신교육 2.0이 민선4기에서 혁신교육 3.0으로 진화했다.

지난해 2월 경기미래교육기획단 출범 때 한 연설에서 변화에 대한 그의 인식이 잘 드러나 있다. 그는 “2030년 예상되는 노동시장과 산업구조의 변화, 학생 수의 급격한 감소는 초․중등 교육의 체제와 역할 변화뿐만 아니라 현재와 같은 대학의 존재 여부도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 연장선상에서 올해 초에는 ‘융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회과목과 수학과목을 함께 가르치는 교실을 예로 들기도 했다. 또 “진학이 곧 진로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해 입시 위주 교육에서 탈피한 교욕 개혁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 교육감 스스로 부단한 학습과 노력을 통해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키워왔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교육감의 원대한 목표가 체감할만한 변화까지 도달하기 위해 3년이라는 시간은 짧다.
경기도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대학입시라는 높고 두터운 벽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도 교육청 차원에서 타파하기 어려운 장벽이고 교육복지 확대와는 난이도가 완전히 다른 목표다.
3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서 교육개혁을 이뤄낼지 보다 구체적인 로드맵과 타임 테이블이 필요할 것이다.

그가 추구하는 교육개혁은 십중팔구 관성과 타성의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외국어대-서울시립대)’로 상징되는 대학서열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확고부동이다.

철저한 대학서열 구조 속에서 어느 대학을 가느냐가 성패의 기준인 현실을 깨고 융합과 자율을 바탕으로 한 학생의 행복 추구는 아득한 꿈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목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가 말한대로 초중등교육뿐 아니라 대학교육까지 전면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 되는 거대한 변화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 변화의 물결은 한국만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해 몰려오고 있다. 시간과 타성과의 싸움에서 뿐 아니라 세계와의 경쟁에서 앞서나가야 하는 이유다.
 
이 교육감은 학생의 자율과 행복이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경기도내 1,900여개 꿈의 학교를 운영토록 이끌었다.
이 꿈의 학교가 창의성 증진과 신기술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세계와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베이스캠프가 돼야한다.

그는 꿈의 학교를 설명하면서 전 세계 7개 국가에서 수학하는 미국 미네르바 스쿨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이 세계무대에서의 경쟁력일 것이다.

‘이재정표 꿈의 학교’가 외연을 더욱 확장해서 명실상부한 ‘한국형 미네르바 스쿨’이 되게 해야 할 것이다.

시간과 타성과 세계와의 싸움에서 그가 반드시 승리를 거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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