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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우칼럼 03] 이재정 교육감이 새겨야 할 세 가지
  • 박용우 미래교육국장
  • 등록 2019-05-09 17:06:19
  • 수정 2019-05-09 17: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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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 목표가 어디 있는지 잘 모른다는 겁니다.”

자유한국당 논평이 아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청 교육감이 지난 2월20일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선 공청회에서 내놓은 작심 발언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여당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토론이 끝날 때 까지 방청석에 앉아 있던 이 교육감이 기다렸다는 듯이 정부의 교육 정책 방향을 비판했다.

고등교육보다는 의무교육인 초중등교육에 예산이 더 배정돼야 하며 재정이 부족하다면 세금을 통해 조성하는 것이 국가의 주요 임무라고도 지적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해 7월14일 민선4기 경기교육감 당선 소감에서 “지금 우리가 ‘학력’이라고 부르는 것은 미래 시대가 요구하는 상상력과 창의력, 융합능력을 측정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행 입시위주 교육 프레임과 학력 평가 방식에 대한 비판이다.

교육혁신을 위한 소신 행보의 결정판은 올해 경기도 교육청에 미래교육국을 신설한 것이다. 4차산업혁명에 발맞춘 창의성 함양과 융합교육의 실현을 위해서다.

그의 혁신의지를 진심으로 지지하면서 지난 5년간 4차산업혁명 교육 플랫폼 구축에 매진해온 필자의 노파심을 담아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남은 임기 3년여 동안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만은 잊지 말고 혁신의 고삐를 조여주기 바란다.

첫째, 경기 교육청의 개혁을 통해 대한민국 교육혁신의 롤모델을 세워야 한다.

경기 교육청은 우리나라 17개 교육청 중 최대 교육청으로 대한민국 전체의 4분의 1에 달하는 13만여 명의 교원이 소속돼 있다. 

경기도의 교육을 바꿀 수 있으면 대한민국의 교육도 바꿀 수 있다.
이재정의 개혁은 대한민국 개혁의 롤모델이 될 것이다. 그의 미래교육 혁신 의지가 기득권과 관성에 안주하려는 세력들의 저항에 부딪쳐 좌초된다면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도 기대할 수 없다.

둘째, 학생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학습 동기 부여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 교육감은 지난해 3월 경기도 초등학교 신규임용 교사 직무연수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 학습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교실 문화가 필요하다.”말했다. 

정확한 진단이다. 유치원 원장부터 대학 총장까지 다양한 현장교육 경험을 가진 이 교육감의 내공이 우러나는 통찰이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연결과 융합이다. 두 개의 흐름이 만들어 갈 사회적 관계와 제도, 지식과 기술의 대변화 속에서 살아남는 길은 입시 방편인 교과서에서는 찾을 수 없다. 

끊임없이 독서하고 토론하고 변화를 주시하면서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답을 찾아내야 한다.

학습동기 부여야 말로 미래교육의 핵심이자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셋째, 인공지능(AI) 교육을 위한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놓아야 한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보다 더 시급한 문제다.

4차산업혁명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와 설명이 있지만 요약한다면 다양한 기술이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비등점)를 맞는 현상이다. 

그 중 가장 근본적이고도 광범위한 변화를 유발하는 기술이 인공지능이다. 

이전부터도 인공지능은 꾸준히 발전해 왔지만 2016년 3월9일 서울 광화문의 포시즌즈 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으로 티핑포인트를 맞았다.
 
전 세계가 경악했고 특히 한국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이벤트였기에 한국인들의 체감도가 훨씬 높았다. 

그러나 정작 AI 연구개발을 위한 기반조성에서 한국은 미국 중국은 물론 다른 주요 국가들에 비해서도 한참 뒤쳐져 있다.

“2030년이 되면 한국 청년들은 취업 걱정을 안 해도 된다. 왜? 모두 중국기업에 취직돼 있을테니까”라는 우스갯소리가 웃음 뒤에 서글픈 여운을 남기는 것이 현실이다. 

AI 기술은 미래의 산업과 국가 경쟁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경기도 교육청 차원에서 미래 AI 인재 발굴과 양성을 위한 특단의 교육 프로그램을 앞장 서서 구축하고 가동시키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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