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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점이 갤러리로, 거리가 예술무대로 ‘아트프라이즈 강남’
  • 오치훈 팀장
  • 등록 2019-07-28 17: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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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가구거리 업주들과 구청,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협업 필요.

2018년 미국 아트프라이즈 2차원 심사위원상 수상작

[사람과뉴스 = 오치훈 기자] ‘기분 좋은 변화, 품격 있는 강남’을 구현 중인 강남구(구청장 정순균)가 7월1일 한국암웨이 미래재단과 업무 협약을 맺고, ‘아트프라이즈 강남 로드쇼’를 9월20일부터 개최한다.

 아트프라이즈는 미국 미시건주 2대 도시인 그랜드래피즈(Grand Rapids)에서 진행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트 경연대회로, 2018년 기준 1,500여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고 40~5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타임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톱5 페스티벌이다. 아트프라이즈 역사상 미국 이외의 해외지역인 대한민국 강남에서 열리는 이번이 최초가 된다.

 강남구는 ‘아트프라이즈’를 강남구 상황에 맞게 재구성하여, 침체된 논현동 가구거리(논현역~학동역 왕복 1.8km)의 활성화와 구민의 문화 예술 향유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빛의 거리와 테마 거리 조성도 추진 중이다. 또한 개막식‧시상식 등 주요 행사와 더불어 축제 운영 전반 및 참여 점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게 된다.

 논현 가구거리는 최근 온라인 판매 대중화 등 유통 구조 변화로 침체를 겪고 있다. 1970년대 형성된 이후 혼수용 가구, 부엌 가구부터 공예 가구, 나전칠기, 사무용 가구, 수입 가구, 인테리어 제품 등 다양한 품목을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이 거리는 최근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강남구 논현동 가구거리

 순수 가구전문점은 열군데 정도가 있는 편이나 예전과 비교해 가구를 구매하러 오는 고객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가구점 업주의 말에 따르면 순수 가구점들은 가게세가 올라감에 따라 하나둘 떠나게 됐고, 그 자리를 대기업체 가구점이 입점하여 자리를 차지했다고 한다. 현재도 비어있는 공간들이 여러 군데 눈에 띄는 편이다. 유럽에서는 전문적인 가구제품으로 어필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점차 가격에 맞춰 가구를 수입하여 고객에게 선보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가구점들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가구점 업주의 인터뷰를 통해 솔직히 축제에 대해 큰 기대를 갖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축제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집중 되면, 오히려 땅값이 오르게 되어 가게에 부담이 되지 않겠는가라는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이곳은 가구점들의 입장을 대변할 창구가 없다. 가구점 스스로 발 벗고 나서지 않는 부분도 있고, 모난 돌이 정에 맞는다는 말이 있듯이 나서바야 득볼 일이 없다는 것이 일반 서민들의 정서 때문이기도 하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진입장벽이 높아 신진 작가들의 출품이 어려운 예술계에 아트프라이즈가 등용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최근 대두되는 기업시민(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므로, 기업이 새로운 책무를 맡아야 한다)의 개념과 부합되는 기업의 CSV(공유가치창출) 활동의 새로운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트프라이즈 강남' 업무협약서를 들고있는 정순균 강남구청장(왼쪽)과 김장환 한국암웨이 미래재단 이사장(오른쪽) MOU 체결 후 주요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중.

 제대로 된 가구거리 활성화를 위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 수 있는 축제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먼저 가구업주와 시장상인, 건물주 등 모두가 잘 살 수 있도록 각각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 돼야 할 것이다. 또한 강남구청과 주민자치위원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준비가 돼있어야 하며, 이런 행사나 축제들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서로가 협업을 통하여 활발한 거리, 살맛나는 거리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아트프라이즈 강남”은 7월15일부터 8월23일까지 40일간 작품을 공모·접수하고, 9월20일부터 10월4일까지 로드쇼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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