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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강군’ 육성
  • 윤원식 국방전문분야기자
  • 등록 2020-03-10 10: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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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Z세대 장병들에게는 스마트 리더십으로 지휘통솔 해야

 군대는 사람을 집단적으로 다루는 가장 특수한 조직사회이다. 궁극적으로는 많은 사람을 조직적으로 다루어 유사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즉 생명을 담보로 전투를 해야 하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하는 조직이다. 또한 전시에는 인명의 살상마저도 용인되는 합법적으로 ‘무력(武力)을 관리(management of violence)’하는 조직이다. 군대에서 리더의 지휘통솔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군대의 지휘통솔은 수단과 방법의 최신화와 합리화, 인간 본성에 소구하는 감성의 리더십이 잘 조화되어야 한다. 

 군대에서 지휘통솔을 잘 하려면 리더가 좋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군대도 정보통신 기술이나 무기체계는 사회의 기술발달과 맥을 같이하면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 물결을 같이 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군의 리더는 스마트한 리더십으로 지휘통솔 해야 한다. 우리 군의 주 구성원은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 기기에 빠르게 적응하는 이른바 Z세대의 젊은 용사들이다. 소대장급의 초급 간부들도 역시 Z세대이다. 이러한 시대의 군의 지휘통솔자는 스마트 리더여야 하는 당위성을 갖고 있다. 

 지금 우리 군대는 대부분의 부대가 편리한 시설에 각종 편의성이 잘 갖춰져 있다. 용사들은 부대 생활 전반에서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것 또는 지나치게 강압적이거나 권위주의적인 지휘에는 거부감을 느낀다. 그들은 병영에서도 일과 이후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고, 필요하면 가족·친구·애인 등과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다. 심리적으로 시·공간적 제약을 비교적 덜 받는다. 그만큼 외부와의 접근성이 수월해진 환경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과 여건에 있는 지금의 Z세대 용사들에게 가장 적합한 스마트 리더십은 ‘디지로그 리더십’이다. 

 ‘디지로그 리더십’은 ‘디지털 리더십’과 ‘아나로그 리더십’이 잘 조화된 리더십이다. 즉 조화의 리더십, 융복합의 리더십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우리 군을 이끌어 갈 지휘자·지휘관은 디지로그 리더십을 갖춘 이른바 ‘디지로그 리더’(digilog leader)가 되어야 한다. 

육군사관학교 졸업생 대상, 리더십 역량강화 교육 현장 (사진제공 = 글로벌스마트융합센터)

 4차 산업혁명시대의 스마트 리더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여야 


 4차 산업혁명시대의 화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블록체인, 가상현실·증강현실 같은 각종 ICT 기술의 발달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수단과 방법에 불과한 일종의 하드스킬(hard skill)이다. 하드스킬만으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 창의력과 융복합적 사고능력, 복합적 문제해결 능력으로 대별될 수 있는 미래역량인 소프트 스킬(soft skill)을 길러야 한다. 

 Z세대 용사들의 교육훈련과 4차 산업혁명시대의 군대 리더는 기존의 주입식·강의식의 일방통행적 지시가 아닌, 개방적인 마인드로 부대원들과 열린 소통·열린 토론으로 부대원들이 집단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자질과 능력이 필요하다. 퍼실리테이터는 일방적인 지시자가 아닌 조력자이자 촉진자로서, 개인이나 집단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고 조정해 줌으로써 개인이나 집단의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사람이다. 디지로그 리더는 퍼실리테이터로서의 리더가 될 수 있다.

 지난주에 육해공군 사관학교, 간호사관학교, ROTC 등 군의 미래를 이끌어 갈 새내기 소위들이 임관하여 장교로서 첫 출발을 하였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문제로 인해 전례없이 가족 등 외부인의 초청 없이 각 학교별로 자체적으로 졸업식 행사를 했다고 한다. 조촐한 졸업 및 임관식을 했지만 그런 형식과는 상관없이 신임소위들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그들이야말로 우리 군 디지로그 리더의 선도자가 될 인재들이기 때문이다. 지금 군을 이끌어 가는 고급 지휘관들이 디지로그 리더가 될 수 있으면 더욱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디지로그 리더가 되는데는 한계가 있다. 군의 정책방향을 정하고 인재육성을 위한 의사결정자들인 고급지휘관들의 역할과 책임은 매우 막중하다. 그런 점에서 새내기 소위들이 디지로그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고급지휘관들의 인식과 사고방식에 한계가 있어서는 제대로 된 혁신과 발전은 어렵다. 

 신임 소위들에게는 앞으로 전후방 각지의 자기 소속부대에서 생활해야하는 새로운 환경의 변화는 그들의 행동과 정신에 제약을 주는 요소로 작용될 수 있을 것이다. 고급 지휘관들은 새내기 소위들이 몸은 병영의 오프라인 울타리 안에 있더라도 생각과 사고는 세상의 온라인과 소통하고 연결되도록 해 주어야 한다. 네트웍으로 연결된 사회의 특성과 장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들은 이미 이러한 것에 익숙해져 있다. 장교로 임관하기 까지 살아온 생활방식이 그러했다. 상급 지휘관들은 신임 소위들이 우리 군을 이끌어 갈 ‘디지로그 리더’의 선도자로 성장 발전해 가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고 배려해 주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디지털 강군’이 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마인드로 무장해야 


 ‘세상에 나쁜 부대는 없다. 나쁜 리더가 있을 뿐’이라는 말로 바꿔 보자. 여기서 나쁜 리더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대적인 개념이다. 예컨대, 기대하는 부대원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리더, 소통하고 교감하고자 하는 부대원들과 공감하지 못하는 리더, 무한한 잠재력을 품고 있는 부대원들의 능력과 창의력을 배가시켜 주지 못하는 리더를 말한다.  

 ‘국방개혁 2.0’과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합하는 우리 군의 스마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디지로그 리더’가 되어야 한다. 디지로그 리더로서 부대원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과정에서 부대원은 물론 리더 자신의 능력도 인성도 더불어 성장하게 된다. 디지로그 리더는 지휘통솔의 수단과 방법의 최신화를 위해서 디지털 리더십으로 무장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사람의 감성에 어필하는 아나로그 리더십으로 부대원들의 마음을 잡고 감동을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세상과의 네트웍, 온라인·오프라인과의 네트웍, 상하좌우 부대원들과의 네트웍을 통해 디지로그 리더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역이 될 Z세대 용사들과 Z세대의 초급간부들은 디지로그 리더십을 바탕으로 잘 조화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상급 지휘자· 고급 지휘관들이 이들의 조화와 융합이 잘 이루어지도록 여건과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은 중요한 충족요건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군이 진정한 ‘디지털 강군’ ‘스마트 군’이 되기 위해서는 간부와 병을 비롯한 군의 구성원 모두가 병영생활은 물론 그들의 일상이 늘 디지털 마인드를 몸과 마음에 지니고 행동하고 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육군사관학교 졸업생 대상, 리더십 역량강화 교육 현장 (사진제공 = 글로벌스마트융합센터)

[사람과뉴스 = 윤원식 기자 / ywshi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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