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획 인터뷰] 정진석 秀여성병원 원장
  • 편집국 편집장
  • 등록 2019-03-19 13:48:33
  • 수정 2019-03-19 15:42:31

기사수정

아무리 바빠도 남 도울 시간을 만들어 봉사를 실천하는 정진석 수여성병원 원장.

  [기획인터뷰/임승수 기자] 지난 3월 15일 수원시 소재 영화관에서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 단체 관람하는 사람들이 다름아닌 몸이 불편해서 영화관 나들이를 하기 힘든 지체장애인들이었던 것. 매년 지역 사회를 위해 장학금과 기부금 등을 투척하는 정진석 원장이 이번에는 영화관을 빌려 이웃사랑 나눔을 실천하는 특별 이벤트를 진행해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이날 더 큰 감동은 이들 장애인이 17일 생일을 맞는 정 원장을 위해 깜짝 생일 잔치를 열어 준 것. 늘 남에게 주기만 하던 정 원장으로서는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이날 본 영화 증인은 이한 감독 연출로 배우 정우성과 김향기 양이 출연해 자폐가 무기력한 정신병이나 바보같을 것이라는 편견어린 시선에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다. 

정진석 원장은 지난 16일 수원시 지체장애인협회 회원들을 위해 영화관을 빌려 사랑을 나누었다. 다음 날 생일인 그를 위해 장애인들이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주었다.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수여성병원은 개인병원으로서는 규모가 크다. 또 근무하는 여의사들도 많고 친절도는 타 병원에 비해 최고를 자랑한다.  유방암을 비롯 갑상선, 자궁, 항문 등 여성의 예민한 부위에 대한 전반적인 진료가 즉각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루어진다. 산부인과외 2내과, 외과, 소아과, 한방, 치과 등 건강검진센타도 운영한다. 또 수여성병원은 소외되고 어려운 환자는 물론 불우한 이웃에게도 항상 문이 열려있다. 나눔의 아름다움을 기본으로 생각하는 병원이다. 이는 정진석 원장의 특별한 가치관, 즉 나눔과 봉사를 소명으로 알고 실천하는 그 마음가짐이 있어 가능하다.

 17일 원장실 등에서 진행한 인터뷰의 초점은 남다른 그의 봉사 활동 및 그 가치관에 초점을 두었다. 정진석 원장은 진료를 하는 근무 시간외에는 항상 남에게 줄 수제비누를 틈틈이 만들고 포장한다. 그 흔한 골프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진료와 수술 등 업무 외 시간은 오직 봉사 활동 뿐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주위에는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 거린다. 그래서 그는 즐겁다. 왜냐하면 남을 돕는다는 것은 아주 기쁜 일이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꽃선물이나 물품 기부 등을 할 때 항상 정성을 다해 최고의 것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상자는 무료로 나누어 줄 수제비누를 포장해 놓은 1만여개 가운데 한 부분이다.  

정진석 원장은 어떻게 의사가 됐을까?
 "우리 모두는 미래의 장애인이다. 처음 공개하는 이야기이지만 우리 형도 후천적 장애인이다. 학교 선생님에게 공부를 못한다고 머리 등을 심하게 맞았고, 이후 장애를 평생 안고 살아가고 있다. 당시에는 학교 체벌이 당연하게 느껴지던 시기였다. 그리고 나는 장애를 겪는 형을 지켜보며 의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그는 전한다. 또 정 원장은 지금까지 남모르게 장애인 쌍동이 가정을 후원하는 등 드러나지 않은 선행도 많이 하고 있다. 그리고 정 원장은 형을 잘 돌보며 보살피고 있다. 남을 위해 봉사와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가족애나 형제애는 더 지극한 법이다.   

 정 원장은 또 "처음 내가 봉사활동을 할 때 병원홍보를 위해 봉사를 한다는 등 보이지 않는 편견이 있었다. 나는 그에 굴하지 않았다. 그리고 남들보다 더욱 열심히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이제 그런 편견은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노인과 장애인 쪽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봉사와 기부에 어떤 국한을 두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고마움을 표현하고 느끼는 분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역사회의 편견을 깨기 위해 그가 기울였을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크고 작은 행사를 통해 남다른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정진석 원장. 그는 병원 차원의 금전적 지원과 각종 행사를 넘어서 개인으로서의 자신의 땀과 노력이 깃들어진 봉사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그는 자원봉사에 대한 신념도 확고 했다. "저는 무늬만 봉사, 시늉으로 그치는 봉사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봉사를 받는 분들이 기쁨으로 체감할 수 있는 봉사를 하려고 한다. 현재 우리 병원은 1만여개의 수제비누를 2개월간 만들고 있다. 필요로 하는 곳에 무료로 전해줄 예정이다. 이것 역시 조건없이 베푸는 자원봉사자분들과 함께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으로 하는 기부도 소중하지만, 돈만 주는 기부보다는 직접 정성을 들이는 봉사의 기쁨이 아주 크다. 봉사를 통해 행복함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늦은 점심을 찾아온 손님과 함께 먹고 있는 모습

 개원 10주년을 맞은 수여성병원. 정진석 원장은 개원과 더불어 지금까지 병원 차원의 많은 기부와 후원금을 냈다. 그 동안 정 원장은 지역 장학금 쾌척과 불우 이웃 김장 나눔 행사, 노인복지센터의료봉사는 매년 꾸준히 하고 있다. 캄보디아 의료행사, 팽목 항 방문 후 조도에서의 의료 활동, 동남아시아 아동초청 건강검진도 실시했다.

 그리고 기부와 후원을 통해 남을 돕는 기쁨을 느껴왔던 그가 몇년 전부터는 몸으로 부대끼는 봉사의 맛에 푹 빠졌다. 그는 대를 이어 아들이 의술을 행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소망이 이루어져 아들이 의대에 진학해 아버지의 길을 따르고 있다. 부자가 의료봉사를 함께 펼치는 모습이 벌써부터 눈 앞에 그려지고 있다.

매년 실시하고 있는 장학금 전달식 모습

  작년 캄보니아 의료봉사. 그는 휴가를 얻어 봉사를 떠나기가 좀 처럼 쉽지 않기에 그 봉사시간을 귀하게 여기고 더욱 열중한다고 말한다.

 "병원을 개원하고는 이웃과 함께 하는 병원이 되고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봉사 활동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하면 도움을 받는 분들이 보다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봉사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기부와 봉사 등의 선행은 나 자신을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준다. 모든 분들의 이런 기쁨을 누리시기를 바라고 바란다" 

어려운 사람 곁에서 인술을 나누며, 소신있는 봉사 활동을 펼치는 정진석 원장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임승수 기자
 

1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