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김현섭 여송은 기자] 세계 최초의 ‘기본소득 공론화 축제의 장’인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가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박람회는 세계적인 권위자와 석학이 대거 참여하는 ‘기본소득 국제 컨퍼런스’와 기본소득과 지역화폐에 대한 모든 것을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 및 체험의 장’으로 펼쳐진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본소득’의 전국화를 위해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를 개최한다”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기본소득 정책이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 내용을 전달하고, 지역화폐가 제공하는 생활 속 편익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 기본소득과 지역화폐가 일방적 지원이 아닌 우리 모두 함께하는 생활 정책임을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박람회는 기본소득 아젠다를 전국으로 확산하고 국내·외 기본소득 정책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는 ‘소통과 교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는 이번 기본소득 박람회가 민선7기 핵심 가치인 ‘공정한 세상’ 실현 수단인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정책에 대한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폭제’가 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기본소득, 대동세상(大同世上)의 문을 열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기본소득 국제 컨퍼런스 ▲기본소득 및 지역화폐 전시회 등 크게 2개 부문에 걸쳐 진행된다.
먼저 ‘기본소득 국제컨퍼런스’는 ‘협력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 기본소득’을 주제로 기본소득과 관련한 정책을 추진했거나 준비 중인 국내외 지자체장과 고위 실무자들이 참여해 주제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교류와 소통의 장’으로 꾸며진다.
행사 첫날에는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공동설립자이자 영국 시민소득트러스트 의장인 애니밀러와 도 기본소득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강남훈 교수가 공동 기조 발제자로 나선다.
또 핀란드 사회보험국의 시그네 야우히아이넨 선임경제학자, 기본소득 분야 세계최고 석학인 사라트 다발라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부의장, 호세프마리아 꼴 바르셀로나 국제문제센터 선임연구위원이 토론을 펼친다.
이튿날에는 국내·외 기본소득 전문가들이 참여해 ‘경기도 기본소득 모습’과 ‘기본소득 일반-이론 및 최근 흐름’을 테마로 주제별 토론이 이어진다.
‘기본소득 및 지역화폐 전시회’는 도는 물론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청년, 농민, 문화.예술인 등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기본소득 정책과 지역화폐에 대해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전시 및 체험의 장’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전시회는 기본소득 주제관, 지역화폐를 체험할 수 있는 자치단체 부스 등으로 꾸며진다.
주제관은 산후조리비 지원과 무상교복 등의 경기도기본소득 정책존,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 기본소득 실험사례를 볼 수 있는 기본소득관, 미래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상으로 체험해 보는 기본소득체험존 등 크게 3부문으로 구성된다.
자치단체 부스는 크게 전국 자치단체가 추진하는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정책을 알 수 있는 ‘정책홍보관’과 지역화폐를 현장에서 발급받아 특산물을 직접 구입해 볼 수 있는 체험관으로 구성됐다.
이밖에도 박람회 장에는 전국 유치원, 초등학생들이 도교육감상을 놓고 ‘제 1회 솥뚜껑 팽이배틀 챔피언십’을 겨룰 수 있으며 남북국제평화역 철도체험, 다양한 VR/4D 체험존, 뽀로로 싱어롱쇼, 경기팝스앙상블 공연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한편,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 정책 박람회를 통해 자신의 대표 정책인 '청년 배당'의 개념을 대폭 확장, 지급 대상과 규모를 확대해 '전 국민에게 일정 생활비를 보조한다'는 개념의 기본소득을 한국에 도입하자는 취지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의 이와 같은 보편적 복지 확대 정책 구상에 대해 야권 일각에서도 기본소득을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소장파 의원 등을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다.
◆기본소득 실험, 무조건 포풀리즘 당쟁으로 몰지 않아야
벨기에의 석학으로 정치철학자인 파레이스(Philippe Van Parijs)는 정의로운 사회란 ‘모든 이들에게 실질적인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로 정의로운 사회가 지향하는 바는 ‘무조건적인 기본소득의 도입’이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다.
여기에서 무조건적인 기본 소득이란 아무런 조건 없이 일정 금액을 모두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궁극적으로 무조건적인 기본소득이란 실질적이고 보편적인 공정 분배를 의미한다.
이러한 기본소득 이론은 인도의 일부 지역에서 실험 형태로 사업이 진행된 바 있으며, 브라질,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캐다다 등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실험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1976년부터 석유 수입 등으로 조성된 알래스카 영구 기금을 통해, 그 수익금을 2년 이상 거주한 모든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배당금 형태로 분배해왔으며, 핀란드, 스위스 등 해외에서는 소득과 자산 수준, 노동의 유무에 관계 없이 모든 국민에게 소득을 일정하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기본 소득을 실험한 바 있다. 스위스는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조항을 헌법에 담을지 여부를 둘러싸고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한국에서도 선거를 둘러싸고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일부 지자체에서는 청년수당, 농민수당 형태로 사업을 구상해 실시하고 있으며, 경기도는 앞서 기본소득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이를 확장해 이번 기본소득박람회까지 이르고 된 것.
문제는 이러한 기본소득이 지속가능해야 하고 일자리로 연결돼야 시혜성, 선심성 포풀리즘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경기도의 기본소득 논의 역시 청년, 농민, 산모 등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국한돼 있어 당초 취지와 달리 비칠 수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은 진정한 의미의 기본소득과 개념상 거리가 있으며, 특정 계층에 지급되는 수당을 국민들이 기본소득의 개념이라고 오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가 꿈처럼 여겨지는 기본소득 달성에 한걸음 더 진일보 나아갔다는 사실이다. 민선7기 이재명호가 한정된 재원으로 보다 효율적이고 보편적인 복지 확대를 위해 실험적 정책을 내 놓았다는 점이다.
김용 경기도청 대변인 역시 "한정된 재원으로 당장 전 계층에게 모든 생활비를 다 지급할 수는 없지만, 이번 기본소득 박람회에서 한정된 재원을 활용한 효율적이고 보편적인 복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지 않은가?
당장 경기도민인 기자 역시 경기도의 이번 정책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내가 청년과 농민과 산모가 아니어서 당장 이번 정책의 수혜자가 아니라고 해서 <경기도의 보편적 복지>로의 행보에 돌맹이를 던질 수는 없다.
선심성 포풀리즘 등의 소모적 논쟁보다는 응원의 눈길을 보내자. 정책의 성패, 그 결과는 표심으로 나타난다. 경기도 나아가 대한민국 기본소득 실현을 위해 내 딛은 정책의 성공 방안이 이번 박람회에서 논의 및 도출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