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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의 <멋진신세계>, 그리고 ‘4D바이오프린팅’
  • 박시온 청소년 기자
  • 등록 2021-07-12 11:05:09
  • 수정 2021-07-12 11: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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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체적 결함을 극복하는 신기술 4D바이오프린팅.
  • 인간다운 삶을 돕는 착한기술인가? 디스토피아로 치닫는 인간의 과욕인가?

[사람과뉴스=서울=박시온 청소년 기자] 장기기증 인식전환 캠페인 활동으로 제주 라파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장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국내 장기이식 대기환자 수는 4만3,182명(2021년 현재), 뇌사로 장기를 기증한 사람의 비율은 지난해 뇌사 사망자 3,000여 명 중 478명.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전환’ 뿐만아니라 장기‘기증’ 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그를 뛰어넘는 신기술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질병도 고통도, 불안감도 없는 완전무결하도록 설계된 세계,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의 유리병인간이 현실화 된 듯한 시험관시술, <프랑켄슈타인>의 인간창조가 가능해진 듯한 AI로봇. 미래기술이 급작스레 당연함이 된 지금, 왜 ‘겨우’ 장기 하나를 못만들어서 죽거나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일까?

 사회의 기능론적 역할에서 과학자, 의학자, 인문학자들은 인공지능 사회를 설계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 신기술. 과학자라면 지금 정도의 기술개발 상황에선 이미 만들어 냈어야 하는 장기재생, 인공장기 기술은 어디까지 현실화된 것일까? 문명의 대전환기에 있는 지금, 신기술에 대한 우리의 기대감은 이미 생명창조에까지 와 있는데. 

 장기재생의 기술로 4D바이오프린팅을 만났다. 3D프린팅에 시간의 축이 더해지고 자가세포의 바이오잉크를 이용하여 자기장기, 몸에 이식되는 조직이나 기관을 몸의 변화에 맞춰 적응되도록 한 4D바이오프린팅은 미국 MIT 자가조립(self-assembly)연구소 스카이랄 티빗츠(Skylar Tibbits)교수의 2013년 TED 강연에서 처음 소개된 기술이다. 

4D 바이오프린팅 선도기업 (주)로킷헬스케어 방문

 인간 스스로의 자가 치유능력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돕는 것으로 치료자의 감각을 뛰어넘는 정확도, 시각과 공감각의 정교함을 더한 바이오 보형물 메이킹. 착한기술로의 쓰임새가 유효해 보인다. 놀랍도록 혁신적인 미래기술 앞에서, 우리는 자연에 도전한 인간의 오만함이 가져온 위험사회를 생각하며 머뭇거리게 된다.

 때로 자연의 섭리를 부정하는 인간의 과욕이 혁신적인 첨단기술과 만나면 인간의 힘으로 제어하지 못하는 엄청난 부작용, 위험 상황에 이르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혁명적인 기술이 더 이상 낯설지않은 일상이 된 사회를 상상하며, 자연과 기술이 공존하도록 윤리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4D바이오프린팅이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기술로의 적용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인문학적으로 사유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담론을 통해 ‘기술과학윤리 강령’의 구체적 지침을 정교화시켜 기술개발과 함께 윤리의식에 바탕을 둔 착한기술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는 과학자, 공학자들만의 책무가 아니라 사회구성원 공통의 윤리준칙이 되어야 한다. 

 울리히 벡(Ulrich Beck, 1944~2015)이 성찰적 근대화(reflexive modernization)로 위험사회를 극복해야한다고 지적한 것과 같이 현대 과학기술은 문제의 근원이자 해결책이라는 이중성을 가지므로 그 전과정에서 공중의 비판이 개입되도록 하여 과학기술의 기능성만이 아니라 그 한계도 함께 인식함으로 사회적 제어력을 높이고, 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 과학사회가 배태한 위험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구성원 모두의 융합된 노력으로, 신기술이 만들어 줄 <멋진 신세계>가 디스토피아로 치닫지 않도록.


*올더스 헉슬리(A.L.Huxley)의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 1932년 작 : 대표적인 디스토피아적 풍자 소설로 질병과 고통, 번뇌가 없는 절대적으로 안정되도록 설계된 26세기 미래 세계에 대한 내용이다. 인간은 더 이상 자궁을 통해 태어나지 않고 ‘배양 및 사회기능 훈련센터’의 컨베이어시스템에서 출생과 육아까지 이루어진다. 이곳에서 계획적으로 길러낸 사회구성원은 계급이 정해져 있어서 고민하거나 힘들게 노력할 필요가 없다. 수정란일 때 사회 기능이 미리 설정되어 자신의 계급에 만족하도록 훈련을 거친 덕분에 각자의 역할에 누구나 만족스러운 삶을 누린다. 대량생산 공정의 창시자인 헨리 포드를 신적 존재로 받들며 A.F.(After Ford)가 연도의 기준이다. 소마라는 약을 먹으면 불안감과 괴로움이 없다. 사랑, 책, 예술과 같이 괴로운 마음을 일게하는 감성적 요소도 없다. 촉각영화와 섹스로 쾌락, 즐거움만 있다. 고통과 불행, 늙음을 경험하지 않고 즐거운 삶을 살다가 죽게 된다. 이런 절대 안정의 문명세계에 돌연변이같은 주인공이 자궁인간이 존재하는 질병, 노화, 불결함에 찌들어 있는 끔찍한 광경의 야만인보호구역으로 여행을 가게 되면서, ‘인간’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사람과뉴스=박시온 대원외국어고등학교 청소년기자=pnn85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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