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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식] 몽골의 신년맞이 명절 '차강사르'
  • 박소영 몽골특파원
  • 등록 2021-02-22 14:05:50
  • 수정 2021-02-22 14: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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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전통의상을 입고 명절을 맞이하는 몽골 어린이들

[사람과뉴스 = 몽골 = 박소영 기자] 흔히 설날 하면 잘 차려진 명절음식과 한복을 입고 일가친척들이 모여 덕담도 나누고 세배도 드리고 윷놀이도 하는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이처럼 한국 대명절인 설날과 유사한 ‘신년맞이’ 명절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중 한국의 설날과 비슷한 점이 많은 몽골의 설날에 대해 알아보았다.

몽골의 ‘차강사르’

 몽골의 음력 설 정식명칭은 ‘차강사르’(Tsagaan Sar)이며 몽골어로 직역하면 ‘하얀 달’이라는 의미이다. 몽골 사람에게 흰색은 매우 좋은 의미를 지닌 색으로 처음 또는 시작을 상징하는 색이다. 

 3~4세기 흉노 시대의 차강사르는 지금과 다르게 9월 22일 동지인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가을에 지내왔다. 모든 가축이 살찌고 겨울을 나기 준비하고 유목민들 또한 일을 마무리하는 시기가 바로 가을이었기 때문이다. 차강사르는 보통 2월에 있다. 몽골의 전통적인 겨울 셈법은 12월 22일부터 9일씩 나누어 9번 지나면 봄이라고 계산한다. 즉, 12월 22일 기준으로 81일이 지나야 봄이 되는 것이다. 9번이 지나가고 봄 계절이 시작하는 날이 바로 ‘차강사르’(설날)이다. 현대에 와서 차강사르는 사람과 가축이 이러한 겨울을 무사히 지낸 것을 기념하는 날이 되었다.

 차강사르는 ‘나담축제’와 함께 몽골 최대 명절 중 하나이다. 몽골의 차강사르는 전통의상을 입고 친척이나 지인의 집을 방문하여 음력 1월 1일에 새해 첫 안부 인사를 전하고 음식을 함께 먹으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날로 한국의 설날과 비슷한 명절이다. 다른 점은 몽골에서는 차강사르의 날짜를 불교 단체 지도자들의 결정 하에 매년 다른 날짜로 정해진다.

 차강사르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날은 ‘비퉁’이라는 차강사르 하루 전날이다. 이날에는 차강사르의 전야제로 떠나는 해의 마지막 만찬을 즐기면서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 차강사르 기간에는 하루에 10~30명의 지인이 방문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한달 전부터 명절 음식과 선물을 준비해 놓는다. 또한 차강사르 약 한달 전부터 가족끼리 모여서 고기만두인 보쯔를 1,000개 이상 만든다. 비퉁에는 배가 부를 때까지 먹는 풍습이 있는데, 배불리 먹으면 다음 해에 배가 고프지 않게 지낸다고 믿기 때문이다. 식구들은 밤 늦게까지 먹고 마시며 비퉁을 즐기고 다음 날을 준비한다.

 몽골에서 세배를 드릴 때는 나이가 많은 순서대로 인사를 한다. 젊은 사람이 웃어른의 양팔을 받쳐주고 어른은 볼 뽀뽀를 해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양이 새끼를 많이 낳고 살이 쪄 먹을 것이 풍부해질 것입니다”. 등의 말을 하는 것으로 인사를 한다. 어른이 인사를 할 때는 실크로 만든 하늘색 천인 ‘하닥’을 들고 “새해 복 많이 받아라”, “건강해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말이 더욱 많은 젖을 낼 거다”. 등의 덕담을 들려준다. 세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세뱃돈이다. 몽골에서는 아랫사람이 웃어른에게 세뱃돈을 드리고, 어른들이 아랫사람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 관례이다. 

차강사르 차림상의 모습

 한국에서 하얀 가래떡으로 만든 떡국은 길이가 길어서 장수를 의미하듯이 몽골에서는 하얀색은 처음, 새로움이라는 의미가 있다. 차강사르 대표적인 몽골 음식은 길쭉하고 둥근 모양의 과자인 ‘보브’를 홀수 층으로 쌓아 놓고 하얀 유제품으로 만든 아롤(말린 하얀색 치즈)을 윗부분에 올려서 만든 ‘올보브’이다. 

 이것은 나이에 따라 신분에 따라 쌓을 수 있는 높이도 다르다. 몽골에서는 주로 젊은 사람들이 3단을 올리고 나이 많은 사람들은 7단, 대통령은 9단으로 올린다. 또한, 앞서 말했던 양고기를 넣어서 직접 빚은 몽골식 고기만두인 보쯔와 통으로 삶은 양고기를 손님들께 대접한다. 

 음식을 먹고 난 후 다 같이 모여서 샤가이(양의 복사뼈로 만든 놀이기구)를 가지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게임을 한다. 말 달리기 게임, 한국의 알까기와 같은 게임, 거북이 놀이 등 다양한 놀이가 있는데 몽골 사람들은 이러한 놀이를 하면 가족과 가축들이 병에 걸리지 않고 집안에 행운이 깃들게 된다고 생각한다.

 방문객들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떠나기 전 집 주인은 미리 준비했던 초콜릿, 생활용품 등의 선물을 나눠준다. 몽골사람들은 차강사르에 찾아온 손님이 음식을 많이 먹고 행복하게 돌아가야 그해를 모두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는다. 

박소영 몽골 주재 기자 = thdud55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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